Essay_THE OBSERVERS

“카메라는 세상의 숨겨진 질서를 발견하는 도구다”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Editor 정미환 Photographer 이경준, 이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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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지형적 아름다움은 기하학으로부터 온다. 거리에서 고개를 들면 유리와 콘트리트로 지어진 직육면체 산맥이 보인다. 산맥들 사이엔 잿빛으로 흐르는 아스팔트 계곡이 있다. 거칠게 반복되는 자연의 프랙탈에 비해, 도시의 지형지물은 조화와 순열에 충실하다. 젊은 사진가 이경준의 표현에 의하면, 도시의 경관은 각각 선과 면, 점으로 쉽게 바뀐다. 건축이 이루는 선과 면이 있고, 도로에 그려진 표지선들은 단정한 평행이나 직각을 이룬다. 길 위를 부지런하게 걷는 사람들의 정수리는 좌표를 이리저리 헤매는 점들의 집합과 같다. 이경준은 그 점들을 찍는다. 무엇을 어떻게 담을지 정했더라도 길 위의 행인들은 카메라가 통제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광화문부터 잠실까지 도시 곳곳에 숨어 있는 전망대들에 앉아, 도로의 신호가 바뀔 때마다 셔터를 누른다. 교각 아래나 건물 창 밖으로 그때 그 사람이 지나가주길 오랫동안 기다리기도 한다. 사람들의 동선은 일정한 규칙에 따라 흐르지만, 결국 하나 하나의 점에는 개인들의 삶이 숨어 있다. 옷의 색깔, 보폭의 너비, 걸음을 옮기는 순간의 망설임, 동행과의 거리. 셔터를 누를 단 한 순간을 기다리는 동안, 사진가는 그런 상상을 하기도 한다.